[칼럼] 한나라당을 괜히 ‘성희롱 정당’이라 하겠는가 -SPn 서울포스트(애국애족포럼, 여의도 논객)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엊그제 대학생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했다는 성희롱 발언은 도저히 사실로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했던 남녀 대학생 20여명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여학생에게는 “그 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휴대전화)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다. 심사위원이었던 그는 “사실 심사위원들은 (토론) 내용을 안 듣는다. 얼굴만 본다”고 했다고도 한다.
차마 옮기기조차 거북한 낯 뜨거운 발언들이다. 여학생을 면전에서 희롱하고, 특정 직업 종사자를 싸잡아 모욕하고, 급기야 자당 소속 현직 대통령까지 성희롱의 소재로 삼았으니, 최악의 막장 발언으로 기록될 만하다. 파문이 일자 그는 “참석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참석자 전언이 너무도 생생하고 구체적이어서 없는 얘기를 지어냈을 것 같지는 않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수십명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한 얘기라니 곧 진위는 밝혀질 것이다.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는 반성은커녕 거짓말까지 한 셈이니 의원직 사퇴는 물론 정계를 떠나야 마땅하다. 당 제명 선에서 넘어 갈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과거에도 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의 잇따른 성희롱·성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전력이 있다. 최근에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자가 아는 것은 쥐뿔도 없어요”라는 내용의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잊을 만하면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의 여성관과 양성평등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당내 여성 인권의식이 확고하고, 자체 정화 가이드라인과 재발 방지 대책이 서 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번에는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으로 차세대 보수를 대변한다고 하는 40대 초반의 젊은 의원까지 추문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으니 한나라당은 위 아래 가릴 것 없이 왜곡된 성의식이 팽배해 있는 정당은 아닌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성나라당’ ‘성희롱당’ ‘성추행당’이란 딱지는 괜히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향후 대응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애국애족포럼, 여의도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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