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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탐방] 숙종 의 장자, 장희빈 의 아들 - 경종 의 의릉(懿陵)

서울포스트 2015. 3. 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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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숙종 의 장자, 장희빈 의 아들 - 경종 의 의릉(懿陵)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5/02/08 18:36:38)

 


[탐방] 숙종의 첫째 아들, 희빈 장옥정의 아들 - 경종의 의릉(肅宗, 禧嬪 張玉貞, 景宗, 懿陵)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 조선 법궁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왕릉, 오랫동안 중앙정보부 가 부지를 함께 썼던 금단의 지역, 4년의 짧은 재임기간으로 우리에게 덜 알려진 제20대 '경종(景宗)', 그래서 조선왕릉 중에서 가장 생소한 '의릉(懿陵)'. 그것도 부부에게 희귀한 '상하 쌍릉', 그러나 능명(懿 아름다울 '의')만큼은 가장 아름답다. (형태상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운 왕능은 정릉, 여기서 의능 은 의미상) ⓒ20150206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용마산에서, 사진 왼쪽 도드라진 구릉같은 곳이 '천장산' ⓒ2014 서울포스트 자료
ⓒ2014 서울포스트 자료

죽은 듯 겨울잠을 자고 있는 사초지 잔디는 오후 햇살을 받아 차라리 찬란한 황금빛이다. 천장산 북서쪽을 타고 내리는 릉상 탓에 겨울철 오후에는 뿌옇게 눈이 부시다는 것을 몰랐다. 이 역시 멀끔히 쳐다보는 편보다 낫지 않겠는가.

인적 뜸한 릉원 잔디위를 산책하며 동그란 봉분을 당겨 찍으면서, 먼 시대의 권위를 미학적으로 접근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된다. 푹신한 잔디는 색깔만큼이나 풍요롭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의릉 역시 우리동네에서 가까운 곳, 동대문구 이문동 안기부 자리로 더 알려져 있다. 서울의 외진 곳이어서 대부분의 서울사람들에게 조차 그 존재감이 희박한 실정이다. 태릉,정릉,선릉,서오릉 등은 이미 지리적 대명사로 자리잡았지만, 의릉은 전철도 없고 관할인 성북구에서도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갈비굽는 냄새와 술 냄새가 밴 다른 릉은 혼령이라도 기분 좋겠다.

▲ 의능 의 참도는 다른 릉과 다르게 정자각 중앙으로 난 것이 아니고 틀어져 놓여 있다. ⓒ서울포스트

제19대 숙종(肅宗)은 세 왕비를 두었지만 아들을 두지 못하고, 네번째 (폐왕비) 희빈 장씨(장옥정張玉貞: 통상, 조선시대에 여자이름은 기록하지 않았다. 인현왕후전에 이 이름이 나온다고 하나 사실여부는 알 수 없음)에게서 첫 아들(이 윤)을 낳아 세자로 삼는다. 이 아들이 조선 제20대 경종(景宗)이다. [숙종의 아들: 장희빈에게서 2(첫째가 경종), 최숙빈에게서 아들 3(둘째가 연잉군延礽君으로 영조), 박명빈에게서 1(연령군延齡君). 부인으로는 인경왕후仁敬王后, 인현왕후仁顯王后, 인원왕후仁元王后, 희빈 장씨(폐비), 숙빈 최씨, 명빈 박씨, 영빈 김씨, 소의 유씨, 귀인 김씨]. 하층민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최숙빈)는 드라마 '동이'로 조명되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장희빈', 얼마전에는 김태희가 연기한 '장옥정(사랑에 살다)'으로 우리에게 소개되었지만 사대당파싸움(노론,소론,서인,남인)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희빈 장씨는 숙종의 후궁이고 한 때는 정비. 송시열 등 서인들의 견제를 받았으나 남인의 지지를 업고 조선 역사에서 궁녀출신으로 왕비가 된 유일한 여성이다. 그러나 온건 서인세력인 소론 의 인현왕후 복위운동이 성공해 장씨는 희빈으로 폐위되지만 호시탐탐 복궁을 노린다. 한편, 다시 남인 세력의 등극을 염려한 노론세력(서인 분파)이 숙의(숙빈) 최씨를 조종, 장희빈 의 행실을 밀고해 사약을 받는다. (사후에도 릉명,원명 을 못받고 서오릉에 대빈묘 로 있다. 아들 경종이 후사없이 재위 4년만에 죽은 점이 크며, 복권이 안된 것도 경쟁자였던 최숙빈의 아들이 영조가 됨으로서 조선이 망할 때까지 조선의 왕은 모두 최씨 자손이라는 점이 작용했을지 싶다. = 기자 주)

[※ 자료 추가= 다섯번째 부인 숙빈 최씨의 둘째 아들 연잉군(延礽君)이 왕에 올라 조선의 국왕 중 최장수와 최장기간 재위한 영조英祖 가 된다(각 82세, 52년).

영조의 둘째아들 사도세자(思悼世子 1735~1762)는 '이선(李愃)', 자는 윤관(允寬), 호는 의재(毅齋). 왕비로는 정성(貞聖)왕후(1692∼1757),정순(貞純)왕후(1745~1805) 등 2명과 정빈(靖嬪) 이씨(1694~1721),영빈(暎嬪) 이씨(1696~1764), 귀인 조씨, 후궁 문씨,홍씨(혜경궁 홍씨, 헌경의왕후 獻敬懿王后,헌경왕후獻敬王后,경의왕후敬懿王后, 한중록閑中錄 을 씀) 등 후궁 4명을 두었다. 왕비에게서는 후사를 보지 못했고, 후궁에게서만 2남 12녀를 두었다(그 중 5녀는 일찍 사망).

첫 아들인 효장(孝章)세자는 즉위하기 전 정빈 이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숙종 45년(1719) 2월 15일, 9세로 요절했다(영조 4년(1728) 11월 16일). 둘째이자 마지막 아들인 사도세자는 그 7년 뒤에 태어났다(영조 11년(1735) 1월 21일).

이선 은 나면서부터 매우 영특했고 글씨를 좋아해서 수시로 문자를 쓰고 시를 짓기도 했다. 10세 때에는 이미 정치에 대한 안목이 생겨, 정미환국(丁未換局, 영조의 세력인 노론을 역모로 몰아 죽인 소론을 제거한 사건)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경종때 경종의 지지를 받은 소론이 노론을 역모음모 로 처행한 사건은 신임사화).

한편, 영조는 무수리 출신인 숙빈 최씨(드라마 '동이' 참조)라는 콤플렉스 와 노론의 힘을 얻어 이복형(경종, 장희빈 아들)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소론과 가까운 사도세자는 이 소문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1749년(영조 25)에 부왕을 대신해 서정(庶政)을 대리하게 되자, 세자를 싫어하는 노론들과 이에 동조하는 계비(繼妃) 정순왕후 김씨(貞純王后金氏), 숙의 문씨(淑儀文氏) 등이 영조에게 그를 무고하기에 이른다.

결국 세자가 정신질환을 얻어 함부로 궁녀를 죽이고, 여승을 입궁시키며, 한 나라의 서정을 맡고서도 몰래 왕궁을 빠져나가 평양을 내왕하는 등 난행과 광태를 일삼았다. 그 병의 증상에 대해 그의 장인인 홍봉한은 "무엇이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병이 아닌 것 같은 병이 수시로 발작한다(無可指之形 非病而病 作歇無常)."고 했다고 한다.

1761년 영조는 '세자의 비행 10조목'의 상소를 받아들여 나라의 앞날을 위해 세자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그를 휘령전(徽寧殿)으로 불러 자결을 명하였다. 하지만 세자가 끝내 자결 하지 않자, 그를 서인으로 폐하고 뒤주 속에 가두어 8일 만에 죽게했다. 세자가 죽은 뒤 영조는 그에게 사도(思悼)라는 시호를 내리고, 장례 때는 친히 나아가 스스로 신주에 제주를 하면서 나라의 앞날을 위해 부득이한 조치였음을 알리기도 했다. 사도세자는 그의 아들인 정조가 즉위하자 장헌(莊獻)세자 로 추존되고, 1899년 고종 때 다시 장조(莊祖)로 추존되었다.]

[경종(景宗)과 계비 선의왕후(宣懿王后)의 의릉(懿陵)]

흔히 '비운의 왕'으로 불리는 조선 20대 왕 경종(휘는 '윤', 자는 '휘서')은 숙종과 네번째 부인 장희빈 사이에서 낳은 숙종의 장자로 송시열 등 서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찌기 세자로 책봉되었다. 한때 폐비되었던 아버지 숙종의 두번째 부인 민씨 인현왕후가 복위한 후, 노론계 숙빈 최씨의 고해로 장씨가 왕비에서 희빈으로 폐위되지만 인현왕후 의 보살핌속에 자식된 도리를 다했다고 한다. 이 (당쟁) 가운데 어머니 장씨가 사약을 받는 것도 겪었다. (장씨가 사약을 받는 날, 독기를 품고 아들의 사초를 잡아당겨 후사가 없다고도 하나, 희빈의 잔악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설.)

최숙빈의 둘째 아들(연잉군,영조)이 장성하며 숙종의 총애도 경종에게서 멀어질 무렵, 숙종의 죽음으로 왕위에 오른다. 후사가 없고 병약했으며 또 노론의 압력으로 일찍부터 이복동생인 연잉군을 세제(世弟)로 책봉하였으나 소론의 반대에 친정체제를 유지하다가 재위 4년만에 죽는다. 그의 사망을 놓고 세간에서는 게장을 먹고 독살되었다는 등 많은 추측도 있었고, 영조에 이르러 영조가 직접 경종의 사망을 해명하기도 했다.

왕비로는 청은부원군(靑恩府院君) 심호(沈浩)의 딸 단의왕후(端懿王后), 계비는 어유구(魚有龜)의 딸 선의왕후(宣懿王后). 단의왕후는 경종이 세자때 사망하여 동구릉 혜릉에, 계비 선의왕후 또한 소생이 없이 1730년(영조 6년)에 사망하여 '의릉'에 안장되었다.
[※ 의릉(懿陵:사적 제204호)은 조선 20대 왕인 경종(景宗)과 계비 선의왕후(宣懿王后) 어씨(魚氏)의 능으로 동원상하릉(상하 쌍릉雙陵), 지형 때문에 이렇게 조성되었으며, 여주 령릉(寧陵 녕릉,영릉: 제17대 孝宗 효종대왕릉)과 같은 형태다. 오랫동안 중앙정보부(안기부, 국정원, 지금은 내곡동으로 이사)가 릉원을 함께 썼으며 지금은 예술학교와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천장산(天藏山)과 중량포(中梁浦)]

천장산(天藏山)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회기동,청량리동, 성북구 석관동에 걸쳐 있는 해발 140m의 산으로서, 불교사찰 가운데 명당터로 알려져 '하늘이 숨겨놓은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연화사의 삼성각 상량문에 의하면 '진여불보의 청정법신이 시방삼세에 두루하지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뜻에서 '청장산'이라 하기도 한다. 연화사,의릉,경희대학교 뒤에 있는 산.

현 중랑천(中浪川)은 경기도 양주에서 발원하여 의정부를 지나 화랑로에 놓인 월릉교 부근까지는 한내라고 부르고, 월릉교에서 우이천, 묵동천이 합류하면서 중랑천이라고 한다. 한강의 큰 개천이라고 해 한천(漢川)이라도 한다. 여기에 과거에는 '중량포(中梁浦)'라는 나루터가 있어 유래하며, 지금 사용한 '중랑(中浪)'의 중랑천과 중랑구는 뜻도 유래도 없는 유령 지명이다.



▲ 한 뿌리에서 자라난 회양목 - 이런 형태의 꽝꽝이 나무도 드물다. ⓒ서울포스트
▲ 천연기념물급 향나무. 좌우로 갈라져 수백년을 살았을, 이제 한쪽 가지는 아깝게 죽어있다. 타원형 밑동 최대넓이는 2m, 폭은 50cm쯤. ⓒ서울포스트

▲ 천장산 정상에서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용마산(아차산) ⓒ서울포스트


▲ 조선 법궁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왕릉, 오랫동안 중앙정보부 가 부지를 함께 썼던 금단의 지역, 4년의 짧은 재임기간으로 우리에게 덜 알려진 제20대 '경종(景宗)', 그래서 조선왕릉 중에서 가장 생소한 '의릉(懿陵)'. 그것도 부부에게 희귀한 '상하 쌍릉', 그러나 능명(懿 아름다울 '의')만큼은 가장 아름답다. (형태상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운 왕능은 정릉, 여기서 의능 은 의미상) ⓒ20150206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용마산에서, 사진 왼쪽 도드라진 구릉같은 곳이 '천장산' ⓒ2014 서울포스트 자료
▲ 의능 의 참도는 다른 릉과 다르게 정자각 중앙으로 난 것이 아니고 틀어져 놓여 있다. ⓒ서울포스트
▲ 한 뿌리에서 자라난 회양목 - 이런 형태의 꽝꽝이 나무도 드물다. ⓒ서울포스트
▲ 천연기념물급 향나무. 좌우로 갈라져 수백년을 살았을, 이제 한쪽 가지는 아깝게 죽어있다. 타원형 밑동 최대넓이는 2m, 폭은 50cm쯤. ⓒ서울포스트
▲ 천장산 정상에서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용마산(아차산) ⓒ서울포스트
▲ 의릉 구 중앙정보부 강당 및 회의실(등록문화재 제 92호) ⓒ서울포스트

▲ 삼각산,도봉산,수락산,검암산(구릉산),아차산,퇴계원,망우리 등과 건원릉,태릉,의릉,정릉 이 표시돼 있다. 현 중랑천(中浪川)은 본시'속계', 중량포(中梁浦)로 중량천(中梁川), 중량구(中梁區)로 하는 게 맞다. ⓒ대동여지도 자료
※ 사족: 역사적 출처나 지리적 유래가 무색한 현 '중랑구(中浪區)'라는 구명은 '중랑천(中浪川)에서 급조됐고, 현대에 와 급조된 중랑천 은 과거에 한천(漢川)으로 불렸다. 사료를 보니 여기에 중량포(中梁浦)가 있었다. 지금도 장한평(長漢坪)이란 지명은 한천(漢川)을 끼고 발달한 평야라는 뜻으로 장한벌에서 유래해 쓰고 있다.

누군가가 '중량(中梁)'을 '중랑(中浪)'으로 잘못 알고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 중랑구라는 구명은 아무 의미도 없고 지명의 특성을 포함한 지리적 유래도 없다. 따라서 중랑구는 지금부터라도 '중량구(中梁區)'로 고침이 맞다. 그게 아니라면 유래가 분명한 용마산이 있기에 용마구(龍馬區)로 함이 어떨까.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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