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월드컵] 축구가 있어 행복했다

서울포스트 2010. 7. 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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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가 있어 행복했다
 구기차 논객 (발행일: 2010/07/12 16:07:04)

월드컵 역사를 다시 쓰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에게 후반 연장전 끝에 1-0승


12일 새벽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남아공 월드컵 축구 결승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연장전 후반 끝에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고 1-0으로 우승했다.

▲ 이니에스타가 "다니엘 하르케는 항상 우리와 함께"라는 글씨가 새겨진 옷을 입고 세레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자료사진

누가 축구를 서커스라고 했던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신나는 기쁨을,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서운해 하는 희비가 교차하며, 때로는 철렁거리는 가슴을 쓰러 내리게 하기도 했다.

온 지구상의 축구팬들은 이미 TV를 통해 본봐와 같이 스페인이 우승하리라는 ‘문어의 占’을 통해 축구황제 ‘펠레의 예언’이 적중했던 것이다.

80년 만에 결승전에 오른 스페인과 32년 만에 결승전에 오른 네덜란드의 맞대결은 누가 봐도 만만한 敵手가 아닌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팽팽히 맞선 대결이었다.

양 팀은 쫓기고 쫓는 공방전을 펼치면서 전반에 5장의 예로 카드를, 후반에 4장의 경고를 받으며 치고받는 그야말로 혈전을 계속했다.

후반 17분에 네덜란드 스네이더르의 스루패스를 받은 로번이 스페인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맞았지만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발에 걸려 행운을 아깝게 놓치고 말았다. 이렇게 로번이 두 차례 스페인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맞았으나 골運이 없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네덜란드 수비수 헤이팅아가 연장후반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네덜란드는 10명이 싸우며 수에서 열세를 보여야만 했다.

드디어 연장 후반 11분 페널티 에리어 안에서 스페인 파브레가스가 정확히 찔러준 공을 電光石火 같이 대쉬해 들어간 이니에스타가 확실히 받아 강하게 찬 공이 골 망을 흔들며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스페인은 세계 최고수준의 볼 컨트롤 능력과 패스기술을 선보였고, 체구가 좋은 네덜란드는 이에 맞서 탄탄한 수비조직과 빠른 공격력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유럽축구의 진수를 세계 축구팬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준 명승부였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네덜란드는 아쉽지만 꿈을 접어야했고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한 달 가량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스페인이 월드컵사상 80년 만에 처음 황금빛 우승컵을 높이 들어 올리며 막을 내렸다.

우승한 스페인과 준우승 네덜란드 다 같이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축구가 있어 행복했다.

(구기차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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